경허선사 입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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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4.28 조회2,042회 댓글0건본문
경허선사 입산가
세상사 모든 일
문득 생각하니 한바탕 꿈이로다.
일대사를 깨치고저 깊은 산중 들어가니,
새소리 물소리가 은은하고
머루 다래 덩쿨들이 천길 높은 솔에 일백 겹이나 얽혔는데,
그 틈에다 터를 잡아, 두어 칸 띳집 짓고
뜻 맞는 벗과 더불어 때로는 풍월 읊고 때로는 향 피우며
고요히 앉았으니, 망상이 모두 사라지는구나.
한 생각 깨끗하여 세출세간 모든 이치
분명히 드러나니, 이 세상에 으뜸가는 훤칠한 대장부라.
무근초 불습수를 배불리 먹은 뒤에
천삼라 지만상을 모조리 인가하고,
재 머리 흙 얼굴로 꽃 피고 새 우는 곳 훨훨 뛰어다니면서
날라리 날라리 태평가를 불러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