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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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3.04.14 조회2,000회 댓글0건본문
* 아름다운 마무리 *
원일 스님
내가 출가하기 전 법정스님의 글이
샘터라는 잡지에 실려질 때,
진리의 언어에 늘 감동했었다.
늘 자연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호흡하며, 영혼의 향기를 간직하셨던
분이셨는데 어느새 그분의 3주기
추모제가 며칠 전 있었다.
승가라는 수행 공동체의 삶에서
우리가 아닌 나의 존재감이 점점
강해져 간다는 것이 아프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분의 무소유적 삶에 비해서 주위의
군더더기 같은 삶을 살펴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도량에 흐트러진 벚꽃의 고운 자태도
오랜만에 내린 비에 홀연히 꽃비가 되어
순간에 사라져 버리니 그 아쉬움이
절절하다. 이젠 그리워하는 마음마저
버려야겠다. 그것도 집착일 것임에...
절망을 껴안고 이렇게 봄날은 지나간다.
아직도 밤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창문 너머 들려오는 비 소리는
슬픈 봄날의 기억을
토닥거려 주는 것 같다.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어제 오늘 참으로 그분 떠난 자리에
허전한 바람이 분다.
법정스님 말씀 중에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 초파일을 앞두고 극락사보를 발간했는데
그 사보에 수록된 주지스님의 법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