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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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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3.08.11 조회1,9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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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지송 *



아침에 문득 문을 열고 나가면 법당 추녀와 큰 나무사이

허공중에 기하학적 거미줄을 짓고 걸리면 걸리는대로 먹고

오늘 하루 안걸리면 안걸려도 좋다 해 가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는 커다란 거미를 보며

저녀석이 정말로 얻어먹는 거지의 전형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 세상은 온통 거지가 주인공들이로구나 하는 생각에

거지 송頌을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주면 주는대로 먹는 거지

못얻으면 그냥 가는 거지

일한만큼 보수를 얻는 거지

더우면 물을 찾아가는 거지

심심하면 컴퓨터랑 노는 거지



얼음 좋아하다 배탈 나는 거지

죽기살기로 공부만 하는 거지

가르치면서 배우는 거지

평생학습 하면서 사는 거지

밥이 없으면 라면으로 때우는 거지



친구따라 강남 구경가는 거지

실컷 먹고 배불러 죽겠다는 거지

이집 저집 왔다갔다 하는 거지

세상에 왔으니 살다가는 거지

곧게 가다가 안되면 돌아가는 거지



못생기면 수술하면 되는 거지

옷이 없으면 한벌 사는 거지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하는 거지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하는 거지

차가 없으면 걸어가면 되는 거지



배짱 하나로 밀어붙이는 거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거지

물에 발 담그고 책이나 보는 거지

하루종일 일만하다 가는 거지

해가 나서 날 좋으면 빨래 너는 거지

여름이니까 더웁겠지 하는 거지

더워 죽겠다 할 필요는 없는 거지



비오시면 우산 쓰는 거지

목 마르면 물 먹는 거지

가는 세월 아쉽다고 매미가 우는 거지

에어컨 끄고 전기 아끼려는 거지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거지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꾸면 되는 거지



한줄기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거지

오늘은 풍경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거지

아프면 병원 가는 거지

키 작으면 높은 굽을 신는 거지

스마트폰 하나에 왜 목을 거는 거지

인과응보 무섭다는 것을 배우는 거지



어차피 세상은 구름같은 거지

마음에 맞으면 시간가는 걸 잊는 거지

발에 맞으면 신발을 잊는 거지

허리에 맞으면 요대를 잊는 거지

내가 사는데 맞으면 나를 잊는 거지

뭔가 잘 안될때 내가 왜 이러지 하는 거지

나물 먹고 물 마셔도 행복한 거지



칠석날은 견우 직녀 만나는 거지

칠월칠석은 자손의 수명장수 발원하는 거지

백중날은 목련존자 어머니를 구하신 거지

우란분절은 조상님들 합동으로 천도하는 거지

하안거 해제일에는 도인들이 많이 나오는 거지



이런 말 안되는 거지송을 보고 한번 웃는 거지

이런 말 안되는 거지송에 왜 하나 만들어 보고 싶은 거지

그러고 보면 우리는 거지중에 상 거지

결론은 이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비구라는 거지

지구라는 별에 잠시 여행왔다 가는 거지



ㅎㅎ

잠시나마 머리를 쉬시는 시간이 되셨기를 비는 거지



/ 원효사 심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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