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고절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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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3.11.11 조회1,952회 댓글0건본문
* 추상고절 *
조용헌
사군자는 옛날 사람들이 외롭고 힘들 때
군자처럼 의지하던 식물친구들이다. 매화는
퇴계 선생이 죽기 전에도 " 매화에 물 주었느냐?
고 물을 만큼 좋아하셨다.
난초는 대원군이 그렸던 석파란이 유명하다.
난을 그렸다는 것은 대원군도 그만큼 춥고 배고픈
낭인 시절이 길었음을 말해준다.
국화는 도연명이 좋아한 꽃이다. 그의 국화 사랑은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 이라는 명구로 남아있다.
대나무는 양주팔괴 가운데 한 명인 정판교의 대나무
그림이 좋다.
사군자 가운데 난초와 대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키워준다.
매화와 국화는 고통을 겪을 때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군자이다.
국화는 마지막 피는 꽃이다. 마지막에 핀다는 것은
다른 꽃이 다 피어 화려함을 자랑할 때에도 묵묵히 숨어
있다는 말이다. 말이 그렇지 숨어 있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하얀 가을 서리가 내리면 그렇게 무성하던 초목의 푸른 이파리가
다 떨어져 버린다.
그런데 오직 국화는 그 서리를 맞고도 독야청청 홀로 꽃을 피운다.
추상고절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