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헌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5.09.25 조회1,661회 댓글0건본문
* 가을 헌화가 *
정평림(1938 ~ )
벼랑 끝 바윗자락 갓털로나 닿았을까
굽어봐도 천야만야 갈 곳 없는 쑥부쟁이
실눈썹 등산 여인이 저 꽃 그리 탐한다지
낯 붉힌 눈길만큼 부끄릴 이 가뭇없고
고개 숙인 촌로 하나 낌새 하마 차렸는지
한 아름 가을을 엮어 먼 발치에 두고 가네
벼룻길 여린 햇귀 빗금 치듯 뜸이 들고
잡은 손 암소 놓고 신라 천년 감아오나
우수수 나는 꽃씨가 수로부인 뒤를 밟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