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사 그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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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계심 작성일2014.09.28 조회1,724회 댓글0건본문
* 김 기사 그놈 *
―이봉환(1961∼ )
여보씨요잉 나 세동 부녀 회장인디라잉 이번
구월 열이튿날 우리 부락 부녀 회원들이 관광을
갈라고 그란디요잉 야? 야, 야, 아 그라제라잉
긍께, 긍께, 그랑께 젤 존 놈으로 날짜에 맞춰서
좀 보내주씨요잉 야?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좋다고라?
앗따, 그래도 우리가 볼 때는 이놈하고 저놈이 솔찬히
다르등마 그라네 야, 야, 그랑께 하는 말이지라 아니,
아니, 그놈 말고, 아따, 그때 그 머시냐 작년에 갔든…
글제라 잉 맞어 그놈, 김 기사 그놈으로 해서 쫌 보내주랑께
잉, 잉, 그놈이 영 싹싹하고 인사성도 밝고 노래도 잘 하고
어른들 비우도 잘 맞추고 글등마 낯바닥도 훤하고 말이요
아, 늙은 할망구들도 젊고 이삐고 거시기한 놈이 좋제라잉
차차차, 관광차 타고 놀러갈 것인디 안 그요? 야, 야,
그렇게 알고 이만 전화 끊으요, 잉?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305』 (동아일보. 2014년 09 )
* 버스 안 그 좁은 통로에서 춤추고 노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우리 나라밖에 없다고 하네요.
단속을 해도 잘 안 되니까 당국에서 그럼 길 가에
세워 놓고 놀으라고 했다는데 세워 놀고 놀아보니
흥이 안 나거든요. 파도 치듯 출렁출렁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놀아야 재미가 있거든요.
이 마저도 우리 민족 정서의 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요